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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링 트렌드, 그리고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서 안테나 세우기

몰링 트렌드, 그리고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서 안테나 세우기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7.11.7)

주부 장성아(30·서울 홍은동)씨는 최근 주말을 맞아 남편·아이들과 함께 서울 용산의 아이파크몰을 다녀왔다. 12시쯤 CGV에서 영화를 한편 보고→백화점(오후 3시)→패밀리 레스토랑(5시40분)→이마트(7시)를 거쳐 나오니 저녁 8시30분. 20만원 정도를 썼다.
장씨는 “장소가 넓어 아이들도 좋아하고 주말 하루를 보내기엔 딱”이라며 “차를 몰고 여기저기 다니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쇼핑족이여, 이젠 몰링하라' 중에서 (조선일보, 2007.11.7)




어제 '트렌드'에 대해 말씀을 드렸는데, 오늘 신문에 '몰링'(malling)이라는 단어가 보이더군요. "몰링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기사였습니다. 내친김에 트렌드에 대해 한번 더 생각을 해봅니다.

오래전 서울 삼성역 앞에 코엑스몰이 만들어졌던 때가 기억납니다. 당시 신문에는 코엑스몰이 '텅텅' 비었다는 기사가 크게 났었습니다. 인기가 없어 고민이라는 얘기지요. 고객도 별로 없고 입주하려는 점포도 별로 없다는 겁니다. "그래, 그럴줄 알았어. 누가 답답한 지하공간에 가겠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했었습니다.

그랬던 코엑스몰이 어느 순간부터 인파로 넘쳐났고 대표적인 '소비공간'으로 자리를 잡더군요. 바로 몰링입니다. 당시 코엑스몰을 기획한 이는 몰링이라는 트렌드를 읽었었음이 분명합니다.

몰링은 대형복합쇼핑몰에서 쇼핑이나 식사, 오락을 한꺼번에 즐기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가족 단위의 쇼핑이 늘어나고, 문화생활, 여가활동이 중요해진데다, 주 5일 근무제의 영향으로 주말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트렌드입니다.
갈 곳을 찾아 헤매던 소비자들이 쇼핑과 외식, 영화관람, 레저를 한 곳에서 해결하는 '원스톱 토털 소비 공간'으로 몰링을 선택했다는 해석입니다.

이제 이런 트렌드를 읽은 업계는 앞다투어 대형복합쇼핑몰 건설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존의 대표주자격인 코엑스몰과 용산 아이파크몰 외에도, 롯데나 현대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형복합쇼핑몰을 대거 건설하고 있습니다.
2010년쯤 되면 10여개의 몰이 추가로 등장해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이나 홍콩처럼 쇼핑과 레저 공간이 합쳐진 대형복합몰에서 ‘몰링’을 즐기는 모습이 일상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전언입니다.

사실 사후 해석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한 발 앞서 사회현상을 관찰하고 트렌드를 읽어내는 것이지요.
우리는 사회문화적인 변화 속에서 몰링이라는 트렌드를 먼저 파악해내지는 못했었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미래는 우리 앞에 놓여 있고,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이니까요.
이번 주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트렌드라는 몰링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간김에 많은 이들이 모이는 '몰링의 장소'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며 또 다른 트렌드를 감지하는 안테나를 세워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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